기형도
커트코베인처럼 요절한 그의 문체와 싯구에는 죽음이 엄습해 있어
그런데 그 속에서 잡히는 한가닥의 희망때문에 그를 좋아하는지도 모르지
살아 있었다면 정말 멋진 시인이 되어 있을텐데..
어제는 문득 그가 읽고 싶어 져서 전집을 꺼내들고 무작정 읽었어
시와 산문들..그리고 소설..어찌어찌 파고들더군..
필히 여행을 가야만 하는거야.
어제 꽃혀버린 그의 시..’길 위에서 중얼거리다’
길 위에서 중얼 거리다
-기형도-
그는 어디로 갔을까
너의 흘러가버린 기쁨이여
한때 내 육체를 사용했던 이별들이어
찾지 말라, 나는 곧 무너질 것들만 그리워했다
이제 해가 지고 둥그런 자국만 뚜렸하다
물들은 소리업이 흐르다 굳고
어디선가 굶주린 구름들은 몰려왔다
나무들은 그리고 황폐한 내부를 숨기기 위해
크고 넒은 이파리들을 가득 피워냈다
나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돌아갈 수조차 없이
이제는 너무 멀리 떠내려온 이 길
구름들은 길을 터주지 않으면 곧 사라진다
눈을 감아도 보인다
어둠 속에서 중얼거린다
나를 찾지 말라…….무책임함 탄식들이여
길 위에서 일생을 그르치고 있는 희망이여
Posted: October 13th, 2004
at 3:44pm by Joker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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