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날의 질문

알차거나 쓸데없는 생각들 이지만
뭉게뭉게 넘쳤던 하루.

꼬마 스탠드만 탁. 켜두고
글도 동영상도 그림도 없는 그냥 텍스트 뿐인 글을 적어 내려가고 싶은데
그냥 글로 꽉찬 한 바닥을 채우고 싶은데, 머릿속만 잡스럽게 뭐가 꽉찬.

그냥 시린 콧등과 잘 어울릴 법한 시를 하나 골라서 적어본다

. . .

추운 날의 질문
-마종기

그러면 나는 이제 누구인가.
겨울바람에 피부가 터진
말채나무가 대답도 없이 웃는다.
꿈꾸는 사람은 행복하다

환갑 넘은 바람 몇 개가 일어나
꿈에서 깨어나지 않은 게으른 열매도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 것이라며
낮은 하늘을 흔들어댄다.

이 추위를 보내면 한 세월이 가고
하얀 말채나무 꽃이 온몸을 덮는다니
그때면 내 뼛속에 감추었던 우수의 철책 거두고
정처 없던 긴 여행을 마무리 해야지.

늙은 새 한 마리가 날갯짓 멈추고
얼어버린 하늘을 겨우 넘어가는가.
하늘이 늙은 새를 안아주고 있는가.

그러면 나는 이제 누구인가.

완전하다는 것도 분명하다는 것도
빈 말채나무에서는 보이지 않고
맑고 푸르른 유혹의 발걸음이
겨울이 끝나는 날처럼 따뜻하구나.

Posted: January 14th, 2010
at 11:49pm by Jokerpark


Categories: Monologue,Poem

Comments: No comments



 

Leave a Reply